트럼프 행정부가 트렌스젠더의 권리보장에 있어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트렌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그 보장을 위해 여러 법적인 보호 조치를 마련하는 등 소수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의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보면, 그 흐름을 완전히 역행하고 구시대적인 제도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9년 05월 24일 뉴욕타임즈 보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금요일 트랜스젠더 환자와 건강보험 고객의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오바마 대에 만들어진 시민권 보호 제도를 모두 원래대로 되돌릴 것임을 암시했다.

미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규제는 오바마 행정부가 2016년에 만든 규칙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오바마 행정부는 “성별(sex)에 의거한” 차별에 성 정체성을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더 이상 성정체성을 성차별로 간주하지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의 규정에서 역행하여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된다면,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성전환 수술과 같은 치료를 수행할 것을 거부할 수 있으며, 보험사 역시 트랜스젠더 환자들에 대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 역시 지지 않게 된다. 새로이 제정되는 규칙은 여러 종교 활동가들이 오랜 기간 요구해 오던 바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까지 보여 온 게이/트렌스젠더 미 국민에 대한 교육, 고용, 그리고 주거에 관련된 시민권 보호 정책을 제한하는 행적과도 일치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에 포함된 시민권 조항을 실현하기 위해 의료서비스 차별 금지 규정을 제정하였다. 이 규정은 미 연방 정부의 재정 보조를 받는 “건강과 관련된 어떠한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개인을 민족, 인종, 국적, 성별(sex), 나이, 혹은 장애에 따라 차별하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성별(sex)’의 개념에 “성 정체성”을 포함시키고, 성 정체성을 “출생 당시에 가지고 태어난 생물학적 성별과는 상관없이, 남성, 여성, 그리고 성별의 부재 혹은 혼재로서 한 개인이 내면적으로 지각하는 성”이라고 정의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의 차별 금지 규정은 낙태한 여성 역시 보호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규정에 의거하여 병원은 트랜스젠더 환자 혹은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반드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했으며, 보험사 역시 이를 보장하여야 했다.

그러나 몇 개의 주와 종교를 가진 의료인들이 이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였고 2016년 12월에는 텍사스 포트워스(Fort Worth)의 한 연방법원 판사가 성 정체성에 대한 설명을 포함한 오바마 행정부의 규정 중 성 정체성에 관련된 조항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해당 판사인 리드 오코너 판사는 판결문에서 “의회는 ‘성별’이 ‘성 정체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코너 판사는 아직 최종 판결을 내리지는 않았으며 해당 규정에 대한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은 전국적으로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노스 다코타(North Dakota)주에서 역시 이 규정에 의문을 제기한 유사한 사건에 대한 판결이 유예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 현재의 미 법무부는 오코너 판사에게 올해 법원의 판례를 바탕으로 판단하였을 때, 오코너 판사와 법무부의 입장은 일치한다고 통보했다.

미 보건사회복지부의 로저 세베리노(Roger Severino) 시민권국장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법원이 발령한 예비적 금지 명령에 따르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법 자체의 해석에도 어긋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전부이죠. 국민의 대표가 제정한 법률에 충실하고 일관되게 따르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다른 세 판례에서는 해당 의료법 조항이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의 차별로부터 트랜스젠더 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한다고 해석했다.

트랜스젠더 권리 옹호 단체는 앞서 언급한 텍사스의 판례에 대하여 ‘예비적 금지령’은 최종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 다시 제소하면 결과적으로 뒤집혔을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롭게 공표된 규정은 더 큰 목표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트럼프-펜스 행정부가 최근 보인 공격은 오바마 케어 아래 실현되었던 LGBTQ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차별금지 보호 조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권 캠페인의 정부정책국장 데이비드 스테이시(David Stacy)는 이렇게 말했다. “현 정부는 LGBTQ 환자들이 단순히 그들의 성적 지향 혹은 성 정체성 때문에 필수적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위험으로 내몰고 있습니다.”그가 덧붙였다.

지난해 세베리노 국장은 정부의 재정 보조를 받는 교육 프로그램에서의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제정된 1964년 미 시민권법 TITLE IX에서 다루는 ‘성별’의 법적인 정의를 확립할 것을 촉구했다.

미 보건사회복지부는 뉴욕타임즈에 보낸 성별의 정의에 대한 짧은 메모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성별(sex)은 출생 전부터 혹은 출생 당시에 한 개인이 가지고 태어나는 남성 혹은 여성으로서의 변경될 수 없는 생물학적 특성을 의미합니다.”“한 사람의 출생증명서 원본에 기재된 성별은 이를 뒤집을 타당하고 신뢰할 만한 유전학적 증거가 없는 이상 그 사람의 성별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세베리노 국장은 보건사회복지부는 성별을 정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성별의 정의에서 촉발된 성차별에 대한 또 다른 사건은 미 연방 대법원에 제소되어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연방 대법원은 시민권법 Title VII의 비슷한 내용이 게이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고용 차별을 금지하는지를 고려할 예정이다. 현 정부는 해당 내용이 차별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도시개발부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제의는 노숙자 보호소를 이용하는 트랜스젠더 시민들에게 자신의 생물학적 성과 일치하는 화장실이나 숙소를 이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사회복지부가 새롭게 제안한 규정은 세베리노 국장이 기존 규정과는 별개로 낙태, 임신 중절, 조력 자살에 반대하는 의료업계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확대된 “양심 규정”을 만들 것을 선언한지 2주 뒤에 발표되었다. 해당 규정은 명시된 의료 행위의 수행을 거부하는 의료업계 종사자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을 경우 해당 의료기관의 연방 정부 보조금을 박탈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베리노 국장은 24일 금요일 보건사회복지부가 제안한 기존 시민권 규정의 수정사항 역시 의료업계 종사자와 건강보험사가 낙태에 대한 치료 혹은 보험에서의 보장을 강요받는 것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제안된 규정이 어떻게 트랜스젠더 시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것을 담보할 수 있는지 묻자, 세베리노 국장은 이에 대해 규정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이 그러한 환자들을“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해서는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의료 서비스라는 범주 안에는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항들이 있습니다.”세베리노 국장이 말했다. “이 규정의 어떠한 조항도 의학적 판단에 의거하여 개인에게 행하는 의료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 않으며, 이는 성 정체성과 관련된 의료 서비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권리 옹호자들은 해당 규정이 트랜스젠더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이 트랜스젠더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부여하며 심지어는 그것을 장려하기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를 가진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고 있는 최근의 규정과 함께 적용되었을 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민권 보장의 초점을 차별에 취약한 환자들로부터 그들에 대한 치료를 거부하는 의료진과 해당 환자에 대해 보험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보험사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규정은 실질적으로 소수자들을 차별하고자 하는 세력을 더욱 북돋워주는 역할밖에 하지 않을 것입니다.” 트랜스젠더평등센터(National Center for Transgender Equality)의 사무국장 마라 케이슬링(Mara Keisling) 씨는 규정의 파문에 대해 우려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케이슬링 씨는 또한 트랜스젠더 시민들은 이미“모든 미국인들이 정당하게 받을 권리가 있는 치료를 받으려다가 응급실에서 돌려보내지며, 건강보험 가입을 거절당하고,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병원 직원으로부터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Lambda 법률사무소의 선임변호사이자 건강관리전략가인 오마르 곤잘레스-페이건(Omar Gonzalez-Pagan) 씨는 이 규정이 단순히 트랜스젠더 시민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의료 서비스에서 성 고정관념에 의한 차별의 서막을 열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뜻을 밝혔다. “그것은 한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행동, 옷차림, 그리고 해당 개인이 애정관계를 형성하는 다른 이들을 통해서나,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힘에 따라 정해지는 한 개인의 성별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LGBTQ 시민들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 역할에 순응하지 않는 이성애자 시민들에게도 마치 범죄자와 같은 프레임을 씌우는 것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대에 시민권국을 이끌었던 조이슬린 새뮤얼스(Jocelyn Samuels) 씨는 수정된 규정이 “의료 서비스와 건강 보험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회의 본래 의도를 훼손한다.”라며 “미국 내 취약계층에 상당한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 규정 제정 과정에 의거하여, 미 국민은 규정이 완전히 공표되기 전 60일간 이에 대한 평가, 의견, 우려, 그리고 제안을 제출할 수 있다.

이현이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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